오라이파이 2009. 9. 8. 08:52


중국 고대사에 이런 설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

 

왕이 당대 여러분야의 석학들을 불러 모아놓고
지금 이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백성들이 꼭 알아야 할 학문과
생활에 필요한 지식,덕목들을 책으로 엮어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익혀 배울수 있는 교양서을 만들라는 명을 내렸다

각 분야별로 모인 학자들은 성심을 다하여 자기 분야에선 최선을 다한 이론들을
한권씩의 책들로 엮어 왕의 앞에 자랑 스럽게 내어 놓았다
왕은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정독을 마치고는 학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다시 명을 내렸다

경들이 만들어 놓은 이 많은 자료들은 정말 귀중하고 가치 있는 학문이긴 하지만
이를 백성들이 모두 읽고 깨우치기엔 너무 광대한 분량이니 분야별로 긴말히
협조하여 내용을 줄이라고 일렀다
다시모인 학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학문을 토론하고 조율하여
세권의 책으로 편찬을 하였다

이를 읽어 본 왕은 학자들에게 다시 이르기를 이 또한 분량이 너무 많으니

더욱 간결하게 하라고 하명 하였다 
학자들은 또 힘들게 내용을 줄여 가며 단 한권의 책으로 집대성 하기에 이르렀다
이젠 왕께서 흡족해 하실 것이라 생각하며 그 한권의 책을 왕께 바쳤다

그러나 왕은 다시 고개를 저으며 백성들은 이 한권의 책 내용 마져도
배우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으니 좀더 쉽고 완벽한 지침서를 만들라는 명을 내렸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학자들은 각고 끝에 드디어 한마디의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정성들여 이를 적은 한장의 종이을 왕에게 바쳤다

왕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조심스레 펼쳤다
"이세상에 공짜란 없다. 오로지 노력의 대가만이 있을 뿐이다"
이를 본 왕은 무릅을 치며 크게 기뻐하고 이 만고의 진리를  천하에 고하라고 이른다
정설인지 가설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천직으로만 알고 이십여년이란 세월의 애환을 안고 열심히 살아온 주유소업을 정리하고
인수인계를 하며 그만 두던날 아내는 조용히 눈물을 머금으며 차라리 잘된 일이라며
이젠 홀가분 할것만 같다고 나를 위로 해주던날

내 머리속엔 주마등 처럼 스치는 수많은 그 긴 사연들
재미있었던일~ 어렵고 힘들었던일~ 만감이 교차 했다
객관적으로 보기엔 별로 어려운 일이 없어 보이는 직업 같지만
결코 만만한 직업은 아님이 틀림없다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바꿔보는 직업인지라 장고 끝에 엄선한 업이 pc방
잘 나간다는 대학가 앞 그곳에서 이 업을 하면 어느누가 판단해도 돈(?)이 될것만 같고
자기 만의 시간 가지고 여가 즐기며 쉬는듯 일하는듯 그렇게 한번 살아 보리라고 부푼

희망을 가지고 시작을 했다 정말이지 처음 몇달 간은 너무 좋아 어쩔줄을 몰랐다

내가 다니던 그 길이 아니면 죽는 길인줄 만 알고 오로지 외길로만 다녔는데
막상 한구비 돌아서 보니 이렇게 활짝 펼쳐지고 멋진 새로운 도로도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으로 날마다 행복했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밀려 항상 미루어 두었던 먼 여행도 아내와 함께 다녀오니
새로운 신혼 같은 설레임도 있었다
정말 잘 선택한 길이라고 문득 느끼는 터이지만 그것도 잠시
요즈음은 상황이 자꾸만 변해가고 있다는걸 느끼기 시작한다

원래 이 업이 처음 일년은 재미있고 손 가는 일이 별로 없다고들
이구동성으로 이야길 하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요즈음은 점점 일이 많아진다
새 것 일때는 쌩쌩 잘 돌아 가든 컴퓨터들이 점점 속도가 느려지고
고장도 잦아지고 소프트웨어상의 정리도 점점 힘들어가고

직원들에게만 맡겨 놓았던 청소 문제도 이젠 내 손을 기다리고
더욱이 신경 쓰이는 부분은 원래가 치열한 격전지 이지만 우리 가게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퍼져 바로 앞집에 또 생기면서 설상가상으로
가격 덤핑으로 도전 해오니 날마다 보이든 고객도 하나 둘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이 일년이 채 못되어 거금을 들여 업그레이드를 시켜보니
상황이 조금씩 호전되며 예민하기 이를데 없는 고객들이 다시 돌아 온다

정말 그랬다 "이세상에 공짜란 없다 오로지 노력의 대가만이 존재한다"는
진리가 진실되게 닥아온다 오늘도 열심히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