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여행 이야기

미국여행 후기

오라이파이 2013. 12. 19. 07:30

영어를 모르면서 미국에서 한달간이나 배낭여행을

한다는것은 무모하기 짝이없는 노릇이 아닌가?

설레임과 두려움이 점철되면서도 미국땅을 밟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로 시내진입하는 과정에서 부터

난관에 부딪치는가 하면,

지리를 알기나 하나? 말이 통하기나 하나? 

어디를? 어떻게? 둘러봐야지 할지도 모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나의 무기라고 생각했던 손짓 발짓 바디랭귀지와 뱃짱만이 유일한 길이다.

처음엔 하루에  6~7 시간을 걸었다.

기를쓰고 찾아봐도 된장찌게나 돼지국밥 같은것은 없다.

끼니때마다 커피 한잔과 햄버거나, 빵으로 떼웠다.

또 다른도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그레이하운드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버스를 탈려는 나에게 검표요원의 "아이디(ID)" 를 묻는 질문에

미처 대답을 못해 승차거부를 당했다. 나중에 겨우 안 사실이지만

본토에서 ID는 신분증을 보자는 말이였다.

난 그게 인터넷에서만 사용하는 것인줄 알았지 ^^

 

비행기를 놓친 사건은 두고두고 잊지못할 에피소드 거리이다

항공예약표에 PM12:00 라고 표기되어 있길레 무리를해서 밤12시에

겨우 도착했더니 이미 낯12시에 떠나버리고 없었다.

황당했다. 거금 사십만원을 날렸다. ^^

미국에서는 자기들 국내에서도 시간이 다른 곳이 많다.

그 어려운 사실(?)을 아무도 내게 가르쳐 주질 않아서, 도착한 현지에서 버스를 놓쳤다.

 

보람도 있었다. 소 단원의 크리스머스캐롤 합창단에 굴러(?)들어가

함께 캐롤송을 합창했다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이만하면 영어가

완벽하게 통했다는게 아닌가. ㅋ~ 

 

우연하게 길을 가르쳐준 미국인과의 묘한 인연도 있엇다.

십여년전 우리나라  대구의 미군기지 [캠프워커]에서 6개월을 근무했다며,

반갑다며, 굳은 악수를 나누며 기어코 만류하는 내게 커피와 빵을 사주었다. 흐뭇했다.

 

서울에서 수능시험을 보고 나처럼 혼자서 보름간 미국여행을 한다는 고3 학생 

[이성우]라는 친구와 함께 이틀간이나 같이 다니고, 먹고, 자고하면서 그동안 나의 

부정적으로 보아왔던 젊은이의 시각을, 그친구가 긍정적으로 바꾸어 주았다.

 

정말 웃기는사건은, 마지막 한국으로 돌아오는 귀국 비행편이였다.

미국남부 샌안토니아공항에서 출발하여->달라스공항->인천공항이 였는데

이른 새벽시간에 맞춰 공항에 도착, 차례가 되어 예약표를 내고

좌석표로 바꿔 달라는데, 무언가 내게 설명을 하는것 같았다. 직감이 좋지않았다.

특유의 손짓 발짓 볼펜짓(?)으로 천신만고 끝에 파악한 내용이

지금 달라스공항에 폭설이 내려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되어 있으니

내일 다시 오라는 것이다. 헐~~~

공항내 스피커에선 수없이 반복적으로 안내방송 되고 있었지만

이놈의 쥑일 영어가!!!!!

그러나 내가 진정 놀란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항의 한마디 없이 수긍하고, 조용히 돌아가는 평온 때문에...  

차라리 웅성거리기라도 했으면 눈치라도 챘지! 

 

지금도 눈감으면~

미국 제1경- 그랜드캐년 420여 km의 그 광활함에 놀라고 

콜로라도강의 신비함을 19인승 경비행기로 활공하며 누빈 짜릿함과!

캘리포니아 해안선 따라, 평화롭게 사슴들이 어슬렁거리는    
몬트레일리반도의 "17마일 드라이브"코스와  

녹색잔디 위에 펼쳐진 환상적인 Pebble Beach 골프장!

유람선을 타고 지나온 샌프린시스코의 금문교가!

눈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