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시 에는/감미로운 음악

Michael Hoppe - Elegy

오라이파이 2012. 2. 21. 15:17


Elegy .. Michael Hoppe

한 발자국만 가면 수심 깊은 강
이 쯤에서 너의 이름을 부른다.

바람이 지나온 세월을 찢고 있다
아직은 다 죽지 못해서
내 피 섞인 시간들
울부짖으며 뜯기며 넝마가 되네.

바람은 내 충직한 하수인
흉물스러운 모습들 내 등뒤로 날라 보냈는지
경건히 남은 목숨을 내어 놓고
수심 깊은 강에 먼저 마음이 걸어가는
고요한 명목의 시간
바람도 나와 같이 무릎꿇는다.

하늘의 초승달 은빛 칼처럼 내려다본다
내 무엇을 숨길 수 있으랴
어디를 간들 바람을 피하며
혹은 하늘의 시선을 거스를 수 있느냐

내 이미 수심 깊은 강에 들어섰으니
그대여 나는 너의 이름을 부를 뿐.

'여가시 에는 > 감미로운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동의 넬라판타지아 - 최성봉  (0) 2012.03.11
알리 - 고추잠자리  (0) 2012.03.03
Michel Hoppe - Beloved  (0) 2012.02.21
비제-오페라 아룰르의 여인  (0) 2012.02.20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0) 2012.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