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하순, 가을이 한창 무르 익어가는 시기였다
하늘은 온통 에메랄드 빛 물감을 쏟아 부은 듯
한없이 높고, 맑고, 그리고 투명하다.
흔히들 한국의 나폴리 라고도 하는
통영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미항이다
이곳을 와본 사람이라면 구태여 수식어를 붙여 설명을 하지 않드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것 이다.
통영 어디를 가더라도 팔만 뻗으면 닿을것 같은 바다가 있고
고개만 돌리면 포근히 감싸줄 산이 지척에 두팔을 벌리고 있다.
이년이나 삼년쯤이면 한번씩은 꼭 들리는 곳이다.
올때 마다 반드시 들리는 곳이 미륵산의 미래사이며,
그 중에서도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곳은 절에서 미륵불까지 이르는 편백나무 숲 길이다.
편백나무가 쏟아내는 피튼치드 의 한없는 청량감이 온몸으로 스며들고,
어느 사이 인지도 모르게 코가 뻥~ 뚫리는게 그 상쾌함은 마치 하늘로 날아 오를 것만 같다.
꿈속을 걷는 듯한 발길 끝트머리엔 미륵불이 보이고, 그 너머엔 수평선과 함께
통영의 신비스런 바닷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넋을 잃고 바라보는 바다의 신비스러움을 뒤에 두고 다시 발걸음을
통영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전혁림 미술관]으로 돌렸다.
마치 동화속에나 나올 듯한 아기자기한 건물 1층,2층,3층에 전시된 작품은 환상적이다.
노년까지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을 하시다 금년 2010년5월에 작고 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이곳에 와서야 알게되었다.
이곳에선 누구라도 빼놓을 수가 없이 찾아가는 또 하나의 명물인 [통영활어시장]이다.
온갖 어종이 살아서 펄떡이는 것을 보면 절로 군침이 돋아난다.
작은 소쿠리에서 뛰쳐나가려고 요동치는 모습에 고기들의 싱싱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후려치는 지느러미 사이로 물이 사정없이 튕겨져 나와 옷을 버리지만 그리 싫지가 않다.
시장은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으로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제값을 받으려는 주인 아주머니와 한 푼이라도 더 깍으려는 손님사이에 실랑이가
여기저기서 벌어지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묻어나고, 그를 보는 모습들이 정겹다.
며칠을 두고 머무르고 싶지만 돌아갈 길을 생각하면 하루 해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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