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일상 이야기

보고 싶은 사람 / 문정희

오라이파이 2016. 7. 25. 13:42



  

  보고 싶은 사람 / 문정희


  아흔 셋, 하얀 노모가 자리에 누운 지

  사흘째 되던 날

  멀고 가까운 친족들이 서둘러 모여들었다

  어머니! 이제 마지막으로요…

  이 말은 물론 입 밖에 내지 않고

  그냥 좀 울먹이는 소리로

  어머니! 지금 누가 젤 보고 싶으세요?

  저희가 데려올게요

 

  그때 노모의 입술이 잠시

  잠에서 깬 누에처럼 꿈틀하더니

  “엄마…!”라고 했다

  아흔 셋 어린 소녀가

  어디로 간지 모르는 엄마를

  해지는 골목에서 애타게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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