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으로 부터 해외 나들이 다녀 왔다며
원두커피 한봉지를 선물로 받았다..
고맙다는 인사를 한뒤 그 커피는 곧장 싱크대 수납장에 보관되었다.
우리 부부가 아침 식사를 하고 난뒤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신지는
아주 오래된 습관이다.
극히 드물게는 원두커피를 마시기도 하지만
핸드밀로 갈아서
필터를 깔고
드립퍼로 내리는 과정이 번거로워서
일회용 커피로 그냥 편하게 마시는게 다반사이다.
어느날 그 일회용 막대 커피가 바닥이 나버린 것이다.
아침 일찍 사러 가기도 망설여져 혹시나 하며
이곳저곳 뒤적이다, 우연히 원두커피 한봉지를 발견하였다.
그때 지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였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봉지를 개봉하니 다행스럽게도 생두는 아니고 볶은 원두였다.
향이 얼마나 고소한지 진하고.....
반가워서 구석에 쳐박혀 있는 커피드립퍼를 가져오고
꼭꼭 숨겨진 여과지를 찾고, 분쇄기로 갈면서
나도 모르게 입안에서는 이미 침이 연신 꼴~깍 넘어갔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방안에는 온통 커피향으로 가득찼다.
우리는 며칠간을 내내 맛있는 원두커피로 즐거워 하였다.
아내는 커피가 맛있다며 하루에도 몇잔을 물 마시듯 마셨다.
마지막 커피를 내리든 날 아내가 커피봉지를 내게 주며
인터넷쇼핑몰에서 찾아보고 꼭 같은걸 사달라고 부탁을 한다.
봉지에 쓰여진 브랜드명으로 11번가 쇼핑몰에서
"kopi luwak"으로 검색을 했다.
[루왁커피
'루왁'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슬라웨시, 자바지방에 사는 고양이를 말하는데
이 고양이는 해발 1000m 이상의 높이에서 야생하며 여우와 비슷한 생김새와
긴 꼬리를 가지고 있다
사향고양이가 잘 익은 커피체리(커피열매)만을 골라 먹고 소화과정에서
외피와 과육부분은 제거되고 커피 원두만을 배설한다.
영역표시를 하기위해 특정장소에 배설을 하는데 그 특정 장소를 찾아
커피콩을 수집해서 세척하여 만들어지는 커피가 루왁커피라 한다.
세계3대 명품커피인 '자메이카-불루마운틴' '하와이안코나-엑스트라 펜시'
'예멘-모카 마타리'와 함께 세계인의 호평을 받고 있다.
처음 한모금을 마셨을때 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후에 상큼한 향이
은은하게 입안에서 여운을 남기는 특징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혀끝을 간질거리며, 강하지만 부드러운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숙성된 맛을
가지고 있는데, 일반 커피보다는 감칠맛이 강하고 약간 쓴맛이 있다,
또한 루왁커피는 '1층에서 커피를 내려도 4층에서 알아챈다'는
아주 진하고 독특한 향을 낸다
코피루왁은 현존하는 커피중 가장 소량인 연간 100파운드 정도만이
세계시장에 공급될 정도의 희소성 때문에 세계에서 제일 비싼 커피로 꼽힌다.
이밖에도 예맨에는 원숭이 똥 커피가 있고, 베트남 고산지대에는
다람쥐 똥 커피가 있다고 한다.]
'코피루왁'을 몰라본 무지함도 부끄러웠고
그 귀한 선물을 생뚱맞게 받았음에 면목이 없긴하지만
아내와 약속했다. 이제부터라도 품위있게
핸드밀로 갈아서
필터를 깔고
드립퍼로 내리는 원두커피로, 제법 멋을 부리며 음미 하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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