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구입한지도 벌써 만 2년이나 되었지만,
일주일에 겨우 한두번 밖엔 타지 않는 터이다.
늘 장거리 라이딩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만 기회가 없던차,
대학 동창회의 서울,대구 교류회가 [충북제천시한수면송계리-월악산 송계계곡]에서
모임을 갖는다는 전갈이 왔다.
드디어 장거리 라이딩 기회가 왔구나 싶었지만,
최우선 과제가 아내를 설득시키는 일이였다.
예상되로 극구 반대했지만 밀어 부쳤다. 친구 서너명에게서도 전화가 왔다.
함께 출발하는 소형버스가 있는데 왜? 하필이면 위험한 오토바이냐?
우정어린 만류를 하지만 고집을 꺽지 않았다.
다음엔 오토바이 정비였다.
고급엔진오일은 물론 미숀오일까지 교체하고, 공기압 등등 정비사에게
장거리 라이딩이라고 말하고 세밀한 점검을 마쳤다.
마지막 점검으로 지도를 펴놓고 출발에서 도착지점까지의 코스를 익혔다.
대구에서 목적지인 월악산 송계계곡까지의 고속도로상 거리는 약 186km 였으나
국도로 가야 하기에 200km는 족히 될듯하다.
고속도로를 통하는 승용차 예상 소요시간이 2시간13분으로 나온다.
나름되로 나의 예상소요 시간을 3시간30분으로 목표로 정했다.
드디어 D-day의 아침이 밝았다.
설레이는 맘으로 잠을 약간 설치긴 하였으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였다.
하늘의 가호 일까, 어제의 흐린 날씨와는 완연하게 달리 쾌청한 날이였다.
아침식사는 가는 도중에 하겠다며, 걱정어린 아내와의 포옹을 뒤로 하고 바이크에 올랐다.
바람을 가르며 손으로 당기는 엑셀에 힘이 들어가있다.
천평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구미를 지나, 삼백의 도시 상주까지 거침없이 달렸다.
상주시내를 지나 문경을 향하는 국도는, 여기가 국도인지 고속도로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4차선 임에도 차량 통행량이 거의 없다.
내가 살던 시내에서는 상상조차도 어려운 속도로 질주했다. 시속 100~110km가 기본이다.
마치 손오공이 되어 구름위를 날으는듯한 환상마져 든다.
어느듯 경상도를 넘어 충청도에 이른다. 이내 수안보 온천길에 접어 들었다.
길가 어느 조그마한 가게에 들러 커피를 마신다. 오늘 벌써 석잔째 였다. 커피가 아니라 꿀이였다 ^^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된다며 스스로를 다짐을 한다.
연풍을 거쳐 행촌을 지나니, 드디어 월악산 품, 신록의 푸르름에 안기웠다.
산자락에 드리운 푸르른 나뭇가지는 국도를 덮고, 방금 산에서 내려온 싱그런 소슬 바람은
코끝을 간지럽히며 나를 반긴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한 서울 친구들이 도열하듯 박수를 쳐준다.
대단하다며, 나이를 잊었느냐며......
난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양 마음껏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곤 내게 속삭였다. 그래 넌 참! 대단한 녀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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