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가진 부모들이 흔히들 쓰는 말중에
"내 마음되로 안되는게 자식이다" 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가정사를 아무에게나 말할 수 없듯이
그것이 자랑거리 일지라도 조심스럽지만
치부 거리이면 더더욱 꺼내 놓기가 어렵다
큰놈은 여식인데도 성격이 활달하고
부모에게 애교를 잘 부리며 친구 사귀기를 좋아 하는 명랑한 성격이다
우리가 그렇게 졸라대도 맞선 한번 보지 않은채
한남자 친구만을 사귀더니만
어느날 부모님께 인사 시킨다며
내가 봐도 멋진 친구를 한녀석 데리고 왔다
더러는 외식도, 또 어떤 때는 뮤직컬도, 영화도
우리와 친분을 쌓아 가다 마침내 지난해에는
양가 합의하에 행복한 결혼식을 치루어 주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가 겪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의례적인 행사다
그러나 내가 지금 얘기를 하고자 하는건 하나 남은 아들 놈의 이야기로
혹 생각이 같은 사람들의 생각으로 위로 받고져 함이다
이놈은 지독한 에고이스트 이다
친한 친구 한명 없다
고등학교때 진학의 진로 문제로 부터 내 속을 끓이게 하더니만
지금도 너무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한다
미운짓을 열거 하면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양치질 열심히 하라고 그렇게 일러도
인스턴트식품 먹지 말라고 아무리 호통을 쳐도
차를 사줬지만 세금, 보험 검사는 아예 신경조차도
글쎄 이놈은 휴대폰 요금을 제때 내지 않아 걸핏하면 독촉장
지금은 아예 휴대폰 없는지 1년이 넘었다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자유를 그 녀석은 만끽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게 아니다 반듯한 직장과 년봉도 제법이다
내가 신기하게 느끼는건 도데체 그런 마인드로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중에서도 나를 제일 화나게 하는건 청소 문제이다
그 녀석 방을 보면 쓰레기 소각장의 마당을 방불케 한다
라면봉지, 먹다 남은피쟈, 트랜스지방 덩어리의 각종 과자봉지
인터넷쇼핑물의 박스. 구석구석 꿍쳐 넣은 양말, 언제나 이렇게 널부러져 있다
지 엄마의 호통도.. 달래기도.. 호소도.. 사흘만 지나면 의연한 제자리로
원위치가 되고 만다
어쩌다 일요일 하루종일 집안에 같이 있어도
무얼 하는지 제방에서 절대 나오지 않는다
언제고 내가 말을 걸지 않으면 먼저 입을 열지 않는 녀석
내년이면 나이 설흔인데 아직 여자 친구 한명 없는 답답한 녀석
그러나 해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얼른 장가를 보내야 할텐데
그러면 내가 이루지 못한 숱한 소원(?)들을
예쁜 며느리에게 그 놈의 미련스런 약점을 낱낱이 일러 바쳐
코너에 밀려 꼼짝 못하는 그 녀석을 흐뭇이 바라보며
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맛 볼거다
그래! 이녀석아~ 제발 장가만 가다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