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일상 이야기

지난 여름이야기

오라이파이 2010. 10. 15. 19:48

이젠 지난 여름이 되어 버린 여름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의 날짜 수가 기록을 경신 했다느니

TV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시민이 푸념을 한다.

"이처럼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건 처음이였다" 는둥

 

그런 찜통 같은 여름 이였지만 내겐 유일한 즐거움이 있었다.

저녁상 숟가락 놓자마자 용수철 처럼 튕겨져 나가서 찾아 가는 곳.

두류공원의 여름 樂 이였다.

 

一樂은  먼저 콩죽 같은 땀방을 흘리며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공원 산을 넘는 것이고,

二樂은  땀도 식히고, 사람 구경도 하며, 귀에 꽂힌 레시버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들 감상하며  한시간이 조금 안걸리는

          공원 둘레길 걷기이며

三樂은 걷기를 끝내고 한 30분 정도 철봉,평행봉, 역기,런닝머신

           윗몸일으키기,팔굽혀펴기,허리돌리기,운동기구를 요것조것

           한번씩만 해 봐도 30분은 금방 가버리는 즐거움이다.   

四樂은 1,2,3 樂을 모두 합한것 만큼이나 즐거운 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을

          관람 하는 것이다

 

두류공원에서 지난 7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약 한달 보름간에 걸쳐

비오는 날 빼고는 거의 매일 공원 여기저기에서  펼쳐진 공연의 즐거움이였다.

대구에서 두류공원 말고 어디에서 이렇게 행복한 곳이  또 있을까?

 

유명가수가 오는 날이 있는가하면, 무명가수 들로만 열리는 날도 있고,

번갈아 가며 청소년,주부,실버노래자랑, 시립교향악단,각 시도 교향악단,

합창단,국악단,육해공 군악대,왈츠교향악단, 연극공연,영화상영.품바공연,사물놀이단......

 

주옥같은 수많은 공연이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또 다른 한 켠에서는 어디서 오는지 요일 마다 다른  섹스폰동호회가 펼치는 연주회. 

어떤 날은  같은 시간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릴때도 종종 있다.

그런 날이면 어느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도 있다.

 

유난히도 무더운 여름이였지만 오늘밤은 또 무슨 공연이 나를 즐겁게 해줄까?

날마다 밤을 기다리는 즐거움에 빠져 아름다운 여름을 보냈다.

 

아직도 낮에는 땀이 흐르는  늦 더위가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침저녁으론 소슬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걸 보아

일기예보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가을을 느끼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봄,여름,가을,겨울

자연은 그때마다 우리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주더라.

 

  [두류공원 전경]

  

 

'살아 가면서 >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병  (0) 2011.03.10
우리집 자랑  (0) 2010.11.17
어느 한가한 날  (0) 2009.09.08
내 아내  (0) 2009.09.08
어느 우울한 날  (0) 2009.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