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일상 이야기

출근길

오라이파이 2014. 5. 13. 16:49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는 경남 밀양이다

숙소에서 나의 일터인 밀양문화예술회관 신축공사장 까지는

승용차로 5분, 걸어서 가면 대략 25분 정도가 소요된다.

굳이 승용차를 두고 걸어 가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지름길인 시가지를 피하고 약간 두르긴 하지만 밀양강을 끼고

돌아서 간다. 이 길은 출근길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환상적인 둘레길이다.

 

우선 숙소에서 5분 거리에 밀양의 랜드마크인 영남루가 있다. 

유서 깊은 명승지를 돌아 강가로 내려가면  전설의 여인 아랑각을 지난다

밀양 강가의 아침은 멀리서 물안개가 아련하게 피어오르면서

약간은 비릿한 물내음을 풍긴다.

손이 닿을 만한 거리에 내 팔뚝만한 잉어가 어슬렁거리며 노닌다.

어떤날은 귀하신 달팽이도 만난다.

고개를 들어 2시 방향으로 보면 그림같은 삼문동의 솔숲이 눈에

들어온다. 그야말로 풍경화이다.

약15분 정도를 여유있게 걷다보면 강을 벗어나  아담한

과수원 길을 걷고, 다시 인가가 나오면서  아스팔트길이 만난다.

한적한 외각지의 넓은 도로엔 차들이 드문드문 오가고

길가에 핀 찔레꽃, 담쟁이, 야생화 들이랑 길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녀석들과 눈빛으로 도란도란 아침 인사를 주고 받는다.

그러길 10여분 어느새 박물관을 지나면서 바로 현장에 도착하게 된다.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은 공원안의 녹색이 정말 싱그럽고 생기가 넘친다.

곧 바로 전쟁은 시작되겠지만 ㅎ~  지금은 너무나 서정적인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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